
25년 만에 친구를 만나다.
누군가의 부인이자 엄마인 임나미, 그녀는 다른 누군가가 보면 부러울 것 없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녀의 인생이지만, 가족들과의 관계에서도 존중받지 못하고 임나미가 아닌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 살아가는 삶에 뭔가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딸이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 같지만 딸은 엄마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그녀를 외롭게 만든다. 그러던 중 나미는 엄마의 병문안을 온 병원에서 입원 환자의 방을 보다가 익숙한 이름의 화춘화라는 환자를 발견하게 된다. 집에 온 나미는 학창 시절 함께했던 패밀리 '써니' 친구들과 함께한 사진들을 찾아서 보게 된다. 그렇게 병원에 다시 온 나미는 춘화가 입원 한 방에 들어가게 되고, 춘화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나미는 학창 시절 친구 춘화를 알아보고 춘화 역시 나미를 알아본다. 그녀는 나미의 고등학교 시절 우상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다. 하지만 그녀는 암 말기로 현재 시한부인 상황이었다.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2개월. 그렇게 이야기 도중 전화 한 통을 받게 된 나미, 나미의 남편이 두 달간 출장을 가게 되고 나미는 춘화에게 도와줄 게 있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춘화는 나미에게 그 시절 칠공주, 써니 멤버들이 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게 나미는 옛 추억을 떠올리며 영화는 25년 전 학창 시절로 돌아간다.
그때 그 시절
영화는 어른이 된 나미가 시한부인 춘화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학창 시절 써니 멤버들을 찾기 위해 학교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과거 나미가 전라남도 벌교에서 서울로 전학을 와 처음 학교에 등교하는 모습으로 바뀌며 과거로 돌아간다. 이후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진행되는데 주된 이야기는 과거에서 이끌며 이를 기반으로 현재의 나미가 학창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즉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변화하며 성장한다는 걸 담은 것 같다. 영화의 배경은 대략 1980년대 정도로 보인다. 처음 교복 자율화를 했던 연도가 83년이었으니 아마 80년대가 맞을 것이다.
영화 <써니>에서 좋았던 점은 억지스럽지 않은 코미디 요소와 드라마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에피소드와 대사로 이어지는 코믹한 요소는 영화 관객들에게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다음으로 좋았던 점은 음악의 적절한 사용이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Time After Time'은 마치 이 영화를 위해 만든 노래인 것처럼 느껴지고, 'Girl Just Want To Have Fun'은 오래전에 보았던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킬 정도로 활기차다. 그 외에 'Sunny'나 'Touch By Touch> 같은 80년대 노래들이 귀를 호강시키고 노래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은 눈을 즐겁게 한다.
마지막으로 영화 <써니>는 캐스팅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래도 이야기의 중심이 과거에 있다 보니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배우들의 힘이 더 느껴지는데 특히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배우들과 어른이 된 모습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싱크로율이 너무나도 비슷해 13명이나 되는 배우들이 등장함에도 전혀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움 없이 누가 누군지 쉽게 알 수 있었다. 특히 연기와 관련해서는 심은경이라는 배우에게 눈이 갔다.
관객들의 반응
1. 영화 써니의 결말에서 수지랑 재회를 하며 끝난 마지막 장면은 열린 결말로 정말 깔끔하고 완성도도 높다. 아직 어렸다면 욕만 많이 하다 끝나나 하겠지만 우정이라는 큰 타이틀 속에 적절히 그 시대를 유머스럽게 풍자한 연출들은 별점을 십접을 줘도 아깝지 않다.
2. 70, 80세대에게 이보다 더 시대를 간결하게 표현한 영화가 있었던가 싶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눈물까지, 고교시절의 우정이 너무 돋보인 작품, 내 청춘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준 출연진에게 감사하다.
3. 현실이 어떻든 누구에게나 찬란하고 순수했던 청춘이 있었음을 알게 해 준 영화, 성별을 떠나서 우리의 부모님도 어렸을 적 나와 같았겠구나를 느끼게 해 준 영화.
4. 20대 초반에 멋모르고 봤을 땐 잘 몰랐는데 세월이 흐르고 다시 보니 마음속에서부터 눈물이 쏟아진다. 아직도 세월의 깊이를 다 알기엔 이른 나이 일수도 있겠지만 언제 다시 보느냐에 따라 인생에 대한 다른 시각, 다른 느낌을 주는 방 서랍 깊숙이 담아둔 소중한 상자 같은 영화 써니.
5. 보고 나면 가슴 한 구석이 아리다. 이제는 돌아가지 못하는 과거에 대한 향수도 영화에 감정 이입되어서 해내지 못했던 것을 시간이 한참 흐른 뒤 하고 만약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그런 일이 피해 갔으면 하는 안타까움도 있고 한 번만이라도 시간을 되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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