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고향
추운 겨울, 서울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과 돈이 없어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허기짐을 달래던 날, 함께 본 임용고시를 남자 친구는 붙게 되고 혜원은 떨어지게 된다. 결국 서울에서의 삶을 견디지 못하고 고향 집으로 내려온 혜원.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집에 불을 지피고 얼어붙은 뱃속을 뜨끈하게 덮여줄 저녁을 준비한다. 따뜻한 배춧국 한 사발에 마음까지 노곤해진다. 다음 날, 남은 재료를 다 털어 수제비와 배추전까지 만들어 먹고 나니 잊고 있던 걱정이 몰려온다. 혜원이 내려왔다던 소식에 고향 친구 '은숙'과 '재하'가 찾아오고 홀로 있을 때 혜원에게 의지가 되라며 재하가 강아지 '오구'를 데리고 온다.
이곳 고향은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한 곳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혜원을 떠난 후 소식을 알 수 없는 혜원의 엄마. 수능이 끝난 지 며칠 되지 않은 날 사라졌던 것이었다. 보물찾기 하듯 숨겨 놓은 엄마의 편지 속엔 떠날 수밖에 없는 구구절절한 변명과 감자 빵 만드는 레시피가 적혀 있었다. 그 편지를 보고 짜증이 난 혜원은 편지를 구겨서 던져버린다. 혜원은 고향 집에서 지내면서 자급자족을 하며 요리를 했다. 그래도 요리실력만큼은 엄마를 쏙 닮은 혜원. 요리를 할 때마다 자연스레 엄마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절대 엄마를 먼저 찾지는 않는다. 대신 엄마의 레시피를 따라 하며 엄마를 이해해보려는 혜원이다.
인생의 답
혜원은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해 고향집으로 왔다. 처음엔 며칠만 머물렀다가 서울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자급자족으로 작물로 요리를 하고 소소하게 농사일을 하며 일상의 기쁨을 다시 회복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을 시골에서 보내게 된다. 혜원의 고향인 미성리는 서울과는 다르게 커피 한 잔에 벌벌 떨지 않아도 되며 돈이 없어도 밭에서 난 작물로 밥을 해 먹을 수 있다. 혜원은 그간 답답했던 삶에서 벗어나 알바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살 걱정을 전보다 덜하면서 살 수 있었다. 혜원의 엄마는 과거에 혜원을 이곳에 뿌리내리게 하고 싶었다는 말을 했다. 매일 반복되는 회사와 집을 오가는 삶이 아닌 자연과 더불어 인생을 즐기며 살기를 바란 것이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서 혜원은 답을 찾았다.
일본 영화 원작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임순례 감독의 작품으로 원작인 일본 영화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하여 만든 작품이다. <리틀 포레스트>에는 음식과 계절이 담겨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도 있지만 이상하게 초록이 가득 담긴 계절이 오면 생각이 나는 것 같다. 작물로 요리를 하고, 소소한 농사일을 하며 느껴지는 일상의 기쁨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요리는 하나같이 소박하고 정갈했다. 배추를 직접 뽑아 만든 배춧국, 고추를 듬뿍 넣은 떡볶이, 직접 만든 막걸리, 정성을 들여 만든 팥죽, 양배추와 가쓰오부시로 만들어낸 오코노미야끼 등 온전한 사계절이 가득 느껴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 있다.
SF영화나 액션 영화 같이 화려한 CG로 가득한 영화도 좋아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눈이 편안한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잔잔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최악이라고 느껴지겠지만, 영화의 주인공들을 보며 시골에서의 잔잔한 일상을 대리 만족하며 보게 되는 작품이었다. 나도 서울에서 정말 말 그대로 회사와 집을 오가는 지겨운 일상을 보내고 있어 더욱더 기분 좋게 영화를 본 것 같다. 물론 영화처럼 평화롭고 시골에서 지내는 게 당연히 불편한 점도 있을 것이다. 확실히 영화다 보니 판타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며 힐링이 되었고 엄청 추천할 정도의 명작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본 작품 중에는 가장 편안하고 힐링되는 영화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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