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되다
어렸을 적 마도로스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잃게 된 주인공 연우. 미래에 연우는 초 엘리트 변호사로서 살아가고 있었고, 가난한 사람을 돕기보다 강자의 편에서 사건을 냉정하게 처리하였다. 그날 저녁 연우는 새로운 아파트 재개발 건을 앞당기자는 제안을 받게 되었고, 우아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신 엄마에게 미국으로 떠난다는 말을 남기며 돌아오던 그때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 연우. 천계의 에러로 인하여 연우는 잘못 사망한 것이었고 다른 에러로 먼저 죽어버린 사람의 한 달을 대신 살아주면 다시 지상으로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가족이 되다
그렇게 새로운 곳에서 눈을 뜨게된 연우. 연우는 하루아침에 생겨버린 가족들에게 적응하지 못하였고, 그런 연우에게 나타나 경고를 하는 천계의 소장. 답답한 마음에 휴가를 가겠다고 선언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고, 평소 남자를 만나보지 못했던 연우는 갑자기 생긴 남편 성원과 각방을 쓰기로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나가던 변호사였기에 연우엔 눈엔 너무나 서민적인 남편의 처지가 절대 좋게 보일 리가 없다. 하다 하다 이제는 남편이 너무 잘생긴 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보다 못한 중계 소장이 나타나 다시 한번 엄중하게 경고한다. 결국 연우는 남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부부동반 파티에도 어쩔 수 없이 함께 가게 되는데 구청장과 마주 앉은 연회장에서 연우는 한바탕 설전을 벌이게 된다. 연우가 갑자기 그런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사실 남편 성환 때문이었다. 주민들 민원 해결을 위해 방음벽 공사를 하자는 성환의 의견이 보도블록 교체를 주장하는 최 과장 때문에 계속 무시당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결국 연우는 구청장 앞에서 남편 성환이 아이디어를 낸 지하철 방음벽 공사의 당위성에 대해 변호사답게 조목조목 주장을 펼쳐 나간다. 그렇게 구청장을 설득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남편의 직속상관인 최 과장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다는 것이다. 구청장 앞에서 제대로 체면 구긴 최 과장의 입에서 결국 험한 말이 나오자 방금 전까지 연우에게 잔소리하던 성환의 표정이 돌변한다. 누가 자기 욕하는 건 참아도 누가 자기 마누라 욕하는 건 절대 못 참는 남편 김성환. 지질한 줄만 알았던 남편이 자기 아내는 제대로 지켜주는 걸 보니 그래도 남편은 남편이네 싶지만 그렇다고 잘했다는 칭찬을 해 줄 생각은 전혀 없는 연우였다. 식구들 더 잘 먹고 더 잘 살게 해줄 생각은 않고 그저 굶기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놈에 남편을 보니 연우는 속이 답답해진다. 서울대 법대만 제대로 졸업했어도 지금처럼 지질하고 가난하게 살지는 않았을 거라는 뜻으로 물어본 말이었는데 성환의 대답은 연우가 상상도 못 했던 것이었다. 하늘이가 태어나면서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지기 위해 대학을 그만둔 거였다. 더는 왜 그랬냐고 따질 수는 없지만 기왕 가장 노릇을 할 거면 모델 같은 걸 해서 돈이라도 왕창 벌 것이지 애가 둘이나 되면서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속 터지는 소리나 해대고 앉았는 이놈에 남편에게 왠지 모르게 측은지심이 느껴진 연우는 그날 밤 처음으로 남편에게 소주 한잔을 따라준다. 그리고 그날 이후, 연우의 태도가 확 바뀌게 되는데 가족들에게 잘해주기로 일단 마음을 먹자 연우는 김성환의 아내로서도 하늘이와 하루의 엄마로서도 동네 아줌마들의 이웃으로서도 완벽하게 적응해서 즐겁고 행복한 일상의 날들을 만들어 나간다.
비타민 같은 존재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덧 한 달이라는 기한이 다 되어가는데 이젠 김씨네 가족들이 너무나도 소중해진 연우는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 <미스 와이프>에는 맛있고 재밌는 식탁신들이 많아서 좋았지만 식탁신들 외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막내 하루의 약국 신이었다. 갑작스럽게 이상해진 엄마 때문에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던 하루는 엄마가 이상하게 변한 이유가 바로 '갱년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자 곧장 약국엘 가는데 엄마를 위해 주머니 속 용돈을 몽땅 털어 갱년기 약을 사 가려는 하루도 무척 귀여웠지만 이때 약사의 반응도 참 인상적이었다. 그 후 하루는 약사가 알려준 대로 엄마에겐 비밀로 하고 계속 비타민을 주는데 하루와 연우의 비타민 신들을 계속 보다 보면 가족이란 어쩌면 비타민 같은 존재는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먹을 땐 너무 시지만 몸에는 너무 좋은 비타민처럼 엄마를 너무 육아와 살림에 시달리게 하지만 그래도 엄마에게 살아갈 힘과 에너지를 주는 존재들. 우리들 몸에 비타민이 없으면 살 수 없듯이 우리들 마음도 가족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비타민 같은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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