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스즈코
대학교를 졸업한 뒤 아르바이트를 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스즈코. 평소 독립을 꿈꾸는 그녀에게 어느 날 친구 리코가 같이 자취할 것을 제의한다. 그렇게 속전속결로 함께 살집을 구하게 된 이들. 하지만 알고 보니 친구와 둘이 사는 게 아니라 친구의 남자 친구 '타케시'까지 셋이 산다는 걸 뒤늦게서야 듣게 되는데, 이사 당일 느닷없는 두 남녀의 이별에 스즈코는 어이없게도 친구의 전 남자 친구와 동거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깊은 고민에 빠진 그녀, 그때 밖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고양이를 집에 데려다 놓고 고양이 밥을 사기 위해 집을 나갔던 스즈코는 집에 오니 고양이가 없었다. 타케시가 고양이를 버린 것이었다. 다급하게 뛰쳐나가 고양이를 찾아보지만 이미 고양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넌 상태였고, 화가 난 스즈코는 다음 날 타케시의 짐을 전부 갖다 버린다.
한순간에 전과자가 된 그녀
다음 날 스즈코를 찾아온 경찰들, 알고 보니 타케시가 자신을 고소한 것이었다. 타케시가 자신의 짐에 백만 엔이 들어있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었는 데 있지도 않은 현금까지 도둑맞았다며 그녀를 몰아세운 타케시 덕분에 스즈코는 결국 구치소에 들어가게 된다. 시간이 지나 출소를 하게 된 스즈코, 그녀의 출소를 축하해주기 위해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저녁을 먹기로 하는데 오랜만에 보는 가족이지만 버릇없는 동생의 깐족거림과 더불어 부모님들의 부부싸움에 난장판이 되어버린 저녁식사자리. 계속되는 동생의 도발에 스즈코는 백만 엔을 모으면 집을 나와 독립할 거라 가족들 앞에서 선언한다.
다음 날부터 밤낮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통해 차곡차곡 100만 엔을 모으기 시작하는 스즈코, 한편 누나에게는 강했지만 학교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에 반항 한 번 못하는 소심한 성격을 가진 타쿠야, 오늘도 만신창이가 되서 집으로 가던 중 우연히 누나 스즈코를 발견한다. 스즈코도 자신과 똑같이 스즈코의 친구들에게 전과자라며 괴롭힘을 당했지만, 자신과는 다르게 맞서는 그녀를 보며 전과자라 업신 여기던 누나였지만 그녀의 용감한 행동은 동생 타쿠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계기가 된다.
100만엔을 모으다
그렇게 모은 100만 엔으로 해변가에 있는 작은 방과 직장을 얻게 된 스즈코, 며칠이 지나 일이 손에 익을 무렵 껄렁해 보이는 가게 단골손님이 찾아와 그녀를 귀찮게 군다. 눈치 없는 사장님 아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파티에 가게 된 스즈코. 집까지 데려다주는 그에게 민망할 정도로 철벽을 치는 그녀, 누군가에게 깊은 관계를 맺는 것에 거부감이 강했던 터라 때마침 100만 엔을 모은 스즈코는 미련 없이 새로운 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 정착지는 한적한 시골마을,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숙식제공을 해주는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된다. 팥빙수에 이어 복숭아 따는 것마저 재능을 보여주는 스즈코, 그렇게 평화로운 시골 생활을 이어나가던 스즈코에게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한 가지 부탁을 해온다. 마을의 홍보대사가 되어달라는 촌장의 부탁, 내키지 않을뿐더러 복잡한 일에 엮이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복숭아 아가씨 자리를 정중히 사양하기 위해 마을 회의에 참석하는데 스즈코의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마을 사람들, 견디다 못한 그녀는 결국 자신의 전과사실을 고백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다. 아직 100만 엔을 모으진 못했지만 해변 마을뿐 아니라 이곳에서도 타인의 부담스러운 관심과 부탁 때문에 또 다른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게 되는 스즈코였다.
이번엔 도시였다. 시내에 위치한 꽃집에서 일을 하게 된 스즈코, 그곳에서 비슷한 나이 또래의 나카지마를 만나게 된다. 스즈코는 자신에게 무리한 부탁도 지나친 관심도 보여주지 않으며 친절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나카지마에게 점점 호감이 생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나카지마와 카페에서 만남을 가지게 되는 스즈코, 그곳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과거사를 털어놓게 된다. 그렇게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 두 남녀, 서툴지만 천천히 둘만의 연애를 시작한다.
어느 날 가게에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출근한다. 나 카즈마의 대학 후배라는 그녀, 둘의 사이가 심상치않아보이는데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등장 이후 스즈코 또한 나카즈마 이전과 변해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후배와 커피를 마실 돈을 포함해 이후 데이트를 할 때도 전혀 지갑을 열지 않는 나카지마. 돈을 빌리는 것에 뚜렷한 이유가 있는지 아니면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건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나카지마를 보며 지친 스즈코는 결국 그에게 이별을 고한다.
그렇게 쓸쓸한 마음으로 집에 도착한 그녀는 오랜만에 동생 타쿠야에게 도착한 편지를 읽게 된다. 자신을 본보기로 삼고 용기를 가지는 동생을 보며 여러 감정을 느끼는 스즈코, 오히려 타쿠야의 편지로 사람들 간의 관계에 지쳐 계속 도망쳐 다닌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낀 스즈코, 그렇게 그녀는 이번엔 이전과 달리 당당한 마음가짐으로 어딘지모를 다음 정착지를 향해 떠나게 된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
영화의 시작부터 스즈코는 남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걸 어려워한다. 그런 그녀는 마을을 이동할 때마다 점점 성장해 나가게 되는데 첫 번째 해변 마을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숨기고 생활하다 목표했던 백만 엔이 모이자 미련 없이 떠나게 된다. 두 번째 시골 마을에선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과 부탁에 그녀는 자신이 전과자라는 사실을 소신껏 밝히며 그곳을 떠난다. 이후에 도시에서의 삶에선 나카지마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해 연인이 되기도 하고 자신의 과거사를 모두 이야기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인정하고 밝힌 채로 오랜 시간 머물다 떠나게 된다.
이처럼 타인과의 관계에 지쳐 마음을 닫았던 스즈코가 점점 남들에게 당당하고 소신껏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로 변해가는 모습이 참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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